교대근무와 위장관 기능 저하의 관계란?

# 1. 생체리듬의 불일치와 소화계 혼란 — *서카디언 리듬의 붕괴가 만드는 위장 불균형*

인체의 위장관(Gastrointestinal Tract)은 단순히 음식을 소화하는 기관이 아니라,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에 따라 정밀하게 조절되는 생리 시스템이다. 위산 분비, 장운동, 효소 활성도 모두 하루 24시간 주기에 맞춰 조절된다. 낮에는 위산과 소화효소가 활발히 분비되어 식사와 에너지 대사에 맞게 준비되고, 밤에는 장운동이 느려지며 회복과 재생이 일어난다. 그러나 **교대근무(Shift Work)**는 이 주기를 근본적으로 뒤집는다. 야간에 식사하거나 활동을 지속하면 시상하부의 시교차상핵(SCN)이 인체를 낮으로 인식하게 되어 위장관 리듬이 교란된다.

이때 위산 분비와 장운동의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소화불량, 복부 팽만, 속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는 위 점막의 방어 기능이 떨어지고, 위산 분비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어 **역류성 식도염(GERD)** 발생률이 급증한다. 연구에 따르면 교대 근무자는 일반 근무자보다 위염 및 위궤양 위험이 1.5~2배 이상 높으며, 특히 야간 근무를 주로 하는 사람에게서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단순한 식사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생체리듬의 시간 신호가 장기 수준에서 깨진 결과**이다.

# 2. 호르몬 불균형과 장운동 저하 — *멜라토닌·코르티솔 리듬의 교란*

교대근무 중에는 멜라토닌(Melatonin)과 코르티솔(Cortisol)의 일주기 리듬이 동시에 붕괴한다. 멜라토닌은 수면뿐 아니라 위장관의 **운동성과 분비 조절**에도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낮 동안 분비가 억제되고 밤에 증가하여 장운동을 느리게 하며, 위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완화한다. 그러나 야간 근무자는 밤새 인공조명과 블루라이트에 노출되기 때문에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장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지속되고,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며, 위벽 세포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다.

반대로 코르티솔은 낮에 활발히 분비되어 대사를 촉진하고, 밤에는 억제되어야 하지만, 교대 근무자는 밤에도 높은 코르티솔 수치를 유지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장내 혈류를 줄이고 점막 방어 기능을 약화하며,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위 점막 손상(Gastric Mucosa Injury)**이 누적되고, 만성 위염이나 장염으로 이어진다. 또한 코르티솔 과잉은 장내 미생물 균형(마이크로바이옴)을 깨뜨려 유익균이 감소하고,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결국 교대 근무자의 장은 생리적 회복 시간을 잊고, **항상 긴장과 염증 상태**에 놓이게 된다.

# 3. 장내 미생물 변화와 면역 약화 — *마이크로바이옴의 시계가 깨질 때*

최근 생리학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Microbiome)** 또한 생체리듬에 맞춰 활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내 세균은 숙주의 수면·식사·호르몬 리듬에 따라 활성도가 달라지며, 밤에는 에너지 저장, 낮에는 영양분 분해를 담당한다. 그러나 교대 근무자는 이러한 리듬이 뒤집히면서 장내 세균의 활동 주기도 어긋난다. 그 결과, 단쇄지방산(확산**한다)을 생성하는 유익균이 줄고, 염증 유발 세균이 증가한다.

이러한 미생물 변화는 **장내 염증(Inflammation)**과 **장투과성 증가(Leaky Gut)**로 이어진다. 장벽이 약해지면 독소와 미생물 잔여물이 혈류로 흘러들어가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실제로 야간근무자에게서 혈중 염증표지물질(CRP, IL-6, TNF-α 등)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다. 또한 장내 미생물의 변화는 세로토닌(Serotonin) 합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의 90% 이상은 장에서 생성되는데, 이 과정이 교대근무로 방해되면 스트레스 저항력과 정신적 안정감이 떨어진다. 결국 위장 기능 저하는 단순한 소화기 문제를 넘어, **면역·신경·정신건강을 포함한 전신적 문제로 교대 근무자가.

# 4. 교대 근무자의 위장 건강 관리 전략 — *리듬 회복과 식사 타이밍 조절*

생활 방식 위장관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듬을 되찾는 생활 방식 조절**이 중요하다. 첫째, 야간 식사는 가능한 근무 초반에 가볍게 하고, 새벽 2시 이후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시점 이후에는 장운동과 소화 효소 분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퇴근 후 수면 환경을 완전히 어둡게 유지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장기 회복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카페인·탄산·매운 음식·기름진 식품 등 위산을 자극하는 음식은 피하고, **식이섬유·프로바이오틱스·발효식품**을 꾸준히 섭취해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심호흡, 명상, 가벼운 운동은 코르티솔을 낮추고 장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부 연구에서는 멜라토닌 보충제나 비타민 B군, 오메가-3 지방산이 장 점막 재생과 염증 완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가피한 교대근무 속에서도 일정한 **식사·수면 루틴(Time Discipline)**을 유지하는 것이다. 생체리듬이 안정될수록 위장관의 기능은 회복되고, 염증과 소화 장애 위험이 줄어든다. 결국 교대근무로 인한 위장 기능 저하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시간의 질서가 깨진 생리학적 결과**이며, 이를 회복하는 유일한 해법은 다시 리듬을 되찾는 것이다.